단체전 group
전시서문 Exhibition Foreword
점이 맺힌다. 빈 도화지 위에 첫 번째 붓 자국이 닿고, 펜촉이 모눈의 도면 위에 만나며, 화면 속의 커서가 처음 클릭하는 순간처럼. 규격의 각목이 전시장의 바닥에 놓이고, 한 줄의 철사가 천정에 묶인 매듭이 하나의 점이 되면 이로부터 파생된 관계들이 작품을 구축한다. 점들은 선으로 이어져 공간을 가르고, 선은 여러 겹으로 쌓여 부피를 만들면서 형태를 이룬다. 이렇게 연결된 점들을 줌 아웃하여 바라보면 이는 또한 입장(position)으로 읽힌다. 이 입장은 공간에 대응하고, 이웃한 다른 작업에 대응하며, 층을 달리하는 다른 작업에 대응하고 무엇보다 작품을 응시하는 관객에 대응한다.
『포인트 카운터 포인트』의 다섯 명의 참여작가 김동희, 김민애, 오종, 이수성, 최고은은 아트선재센터 2, 3층 전시장의 공간 형태와 맥락을 조형의 재료이자 출발점으로 삼아 작업을 전개한다. 작가들은 전시장의 형태에 반응하거나, 건축의 구성 요소와 재료를 참조하여 사용하고, 시점, 거리, 크기의 변화를 통해 공간에 대한 인지에 반전을 시도하는 등 공간에 대응하는 각자의 관점에 기반을 둔 다양한 조형적 시도를 보여준다.
형체와 질량을 가진 조각에 있어 공간은 기본조건이다. 공간은 이 매체에 있어 공기 같은 것이라, 여기에 주목한다는 것은 당연하고 새삼스러운 것일는지 모른다. 화이트큐브가 하나의 규범이 된 현재의 전시장의 모습이 형성되고, 조각이 좌대에서 내려와 자리를 잡으면서 공간은 단지 작업의 배경이 아니라 작업의 내용과 형식을 구성하는 요소가 된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그러나 현재 활발히 작업을 전개하는 30대의 작가들 사이에서 작업과 공간과의 관계를 더욱 거시적으로 확장한 시도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전시는 최근의 조각, 설치에 있어 공간에 대해 적극적인 반응과 해석을 보여온 작가들을 초대하여, 이들이 어떤 관점으로 공간과 조형의 관계를 다시 묻고 또 새로운 시도를 전개하는지를 소개한다. 이들은 작업이 놓이는 공간이 작업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가를 넘어서 작업이 공간에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외형으로는 보이지 않는 공간의 맥락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특정 장소가 조각과 설치의 형태와 성격을 어떻게 결정하고, 또한 반대로 조각과 설치가 공간의 형태와 성격을 어떻게 변형시키는지에 주목한다. 이러한 다양한 관점들에서 파생된 작업은 목재, 유리 등 실내외 건축의 재료를 주로 사용하고, 그 형태는 미술 작품과 건축의 일부분 그리고 기능을 가진 사물의 사이에 위치한다. 공간의 외부에서 발생한 사건을 제시하지 않고 이야기가 발생할만한 구체적인 사물의 재현도 없는 최소한의 담담한 형태들은 부가적인 서사의 배제를 통해 작가들이 공간에 대응하는 태도만을 부각한다.
위 내용은 전시소개자료에서 발췌하였습니다. The above is an excerpt from the exhibit introduction.
1998
복합문화공간 Museum
서울특별시시 종로구 율곡로3길 87 87, Yulgok-ro 3-gil, Jongno-gu,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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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람시간 화,수,목,금,토,일요일 12:00 - 19:00 ※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연휴 ※ 관람료 25-64세: 10,000원 19-24세: 7,000원 9-18세: 5,000원 예술인패스 소지자: 7,000원 무료: 그 외 연령 및 장애인 ICOM‧CIMAM‧서울시미술관협의회 카드 소지자 ※ 주차 주차가 불가능하오니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