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EXHIB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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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작가상 2024의 포스터이미지. Exhibition poster image of Korea Artist Prize 2024

올해의 작가상 2024 Korea Artist Prize 2024

  • 아티스트 Artist

    권하윤 Hayoun Kwon 양정욱 Junguk YANG 윤지영 Jiyoung YOON 제인 진 카이젠 Jane Jin Kaisen

  • 분류 Category

    단체전 group

  • 장소 Space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MMCA Seoul

  • 안내사항 Notice

    «올해의 작가상 2024» 권하윤 작가의 ‹옥산의 수호자들› VR 작품 관람 예약 ○ 일 시: 2024. 10. 25. (목) ~ 2025. 3. 23. (일) ○ 장 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1전시실 권하윤 ‹옥산의 수호자들› ○ 대 상: «올해의 작가상 2024» 전시 관람객 중 VR 작품 관람 예약 및 현장 접수자 ○ 구 성: «올해의 작가상 2024» 권하윤 작가의 ‹옥산의 수호자들› VR 작품 관람으로 약 20분 소요됩니다. ○ 인원 수: 회차당 1명 ○ 예약 링크: 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1247692 ○ 참가비: 무료 ○ 문의: 02-3424-5831 ㅇ 유의사항 ※ 예약은 선착순으로 진행됩니다. ※ 예약 마감 시간은 월, 화, 목, 금, 일은 17:00, 수, 토는 20:00 입니다. ※ 개인마다 VR작품 관람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예약자라고 해도 대기시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현재 2025년 1월 26일까지 예약 가능합니다. (남은 기간은 추후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을 통해 공지 예정) ※ 지정된 시간이 지난 후에는 입장이 제한될 수 있으니 정시도착바랍니다. ※ 예약 확정 페이지를 운영요원에게 보여주시고, 운영요원의 안내에 따라주시기 바랍니다. ※ 사전예약 인원 결원 시, 잔여 인원에 한하여 선착순 현장 접수 가능합니다. (현장 접수 시 대기시간 발생할 수 있는 점 양해 바랍니다.) ※ 전시 관람권(유료) 소지자에 한하여 참여 가능합니다. (전시관람예약 바로가기) ※ VR 매체 특성상, 어지러움증과 구토를 유발할 수 있으니 예약시 유의바랍니다. ※ 관람 시간표는 하단의 관련자료 탭을 참고해 주세요.

전시서문 Exhibition Foreword

«올해의 작가상»은 2012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이 SBS문화재단의 후원에 힘입어 운영해 온 전시이자 수상 제도이다. 매년 작가 4인을 선정, 신작 제작과 전시는 물론, 이후에도 각 작가들의 국제적 활동을 폭넓게 지원함으로써 한국 현대미술의 발전을 모색해 오고 있다. 신작에 초점을 맞추었던 이전 전시들과 달리, 2023년부터는 신작과 작가의 전작들을 함께 구성하여 작가의 작품세계를 폭넓게 조명한다.

«올해의 작가상 2024» 참여 작가는 권하윤, 양정욱, 윤지영, 제인 진 카이젠이다. 윤지영은 조각의 문법을 활용하여 어떤 상황이나 사건을 마주한 개인의 심리와 태도를 다룬다.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한 조각들은 돌이킬 수 없는 희생부터 간절한 소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마음의 움직임을 표현한다. 가상 현실 기술을 이용하는 권하윤은 현실의 제약을 뛰어넘어 아직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구현함으로써 공동의 기억을 생산한다. 이야기들은 관객의 실제 경험으로 확장되어 우리로 하여금 기록과 기억의 개념을 돌아보게 한다. 양정욱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상상하고 이를 움직이는 조각으로 만든다. 조각의 반복되는 움직임은 고난과 희망 사이에서 부단히 애쓰는 사람들의 삶을 그려 내며 우리의 일상을 다시 들여다보게 한다. 제인 진 카이젠은 제주의 자연, 문화, 역사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 및 지역 공동체와의 오랜 협력을 바탕으로 약동하는 섬을 그려 낸다. 서로 다른 이들의 몸짓이 이어지며 만들어나가는 새로운 관계는 소외된 이들을 드러내는 다양한 서사의 토대를 마련한다.

전시는 다양한 작품으로 세계를 이해하고 그에 화답하는 우리의 능력을 확장할 기회를 제공한다. 주제와 방법은 달라도 우리 시대의 단면을 담은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이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기 위해 작가들은 차별화된 시각화 방식을 고안해왔다. 우리는 여기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얼마나 깊이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을까? 어떤 사건을 잊지 않기 위해 어디까지 시도할 수 있을까? 아름다운 삶을 꿈꾸기를 멈추지 않을 수 있을까? 세계와 나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그리하여, 이들의 시선을 빌려 마음을, 기억을, 이웃을, 세계를 다르게 바라볼 수 있을까? 이런 기대 속에서 전시는 대화를 시작하려 한다.

- 윤지영 윤지영의 조각은 감추어진 원인의 결과다. 일차적으로 이 진술은 윤지영의 작품이 조각의 문법을 십분 활용한 수많은 사전 선택의 결과임을 나타낸다. 한편 이 진술은 그의 조각이 어떤 사연을 품고 있음을, 혹은 내밀한 마음의 작용임을 드러낸다. 형식적으로든 내용적으로든 감춰진 부분은 작품의 이해에 무척 중요하지만, 결코 즉각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다만 조각 전체가 인간의 꼬리뼈와 같은 흔적 기관처럼 작동하며 보는 이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작가는 “개인이 어떤 상황이나 사건을 받아들이는 태도, 그리고 더 ‘나은’ 상태를 위한 ‘노력’”을 작품으로 만들어 왔다. 작품을 촉발시키는 것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무언가에 대한 ‘불편감’이다. 이 불편은 개인의 의지에 반하여 행사되는 억압에 의한 것일 수도 있고, 잘 보이지는 않더라도 존재하는 기만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그에 따른 개인의 반응은 몸 안팎으로 전개된다. 가슴을 짓누르는 압박감이 숨을 몰아쉬게 하고, 잘못된 믿음일지언정 간곡한 바람이 무릎을 꿇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하여 윤지영의 작품은 바깥에서 주어진 것과 안에서부터 발현되는 것의 상호 작용을 다룬다. 조각이, 저 안쪽까지 속속들이 찔려 있는 덩어리, 견디다 못해 찢어지고 부서진 물질, 모든 기력을 소진한 잔여물의 모습으로 관객 앞에 출현할 때, 잊고 있던 통각이 상기된다. 만일 우리가 이 외부의 영향력으로부터 해방될 수 없다면, 개인이 ‘더 나은’ 상태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신작에서 작가는 소원을 빌며 혹은 소원 성취에 감사하며 바치는 사물, 곧 봉헌물에 주목한다. 서로를 위하는 친구들의 목소리가 새겨진 물질로 떠 낸 작가의 두상, 행복에 대한 바람을 담아 빚은 신체 조각은 일종의 봉헌물이다. 전작들에서 끝내 파괴되곤 하던 물질은 이제 외부의 작용을 수용하고 스스로 변화하는 능동적인 힘, 즉 ‘가소성’을 가진 것으로 탈바꿈한다. 형태와 물질에 무관하게 친구들의 마음이 전해지고 간절한 기원을 담은 사물이 마음을 위안하듯 말이다. 작품은 나를 강제하는 힘에 대한 진술로부터 나를 지탱하는 힘에 대한 증언으로 이행한다. 고립의 시간을 지나온 조각에 다정한 진심이 녹아든다. 윤지영의 작업은 보통 사회적, 문화적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야기들 속에서 묘한 불편감을 주는 무언가를 만났을때 시작된다. 그는 개인이 어떤 상황이나 사건을 받아들이는 태도, 그리고 더 '나은' 상태를 위한 '노력'에 관해 여러 작업을 만들었고, 다양한 방식으로 감춰져 있는 내면이나 내부 구조를 드러내는 작업도 만들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로의 안녕을 바라는 마음을 담은 봉헌물로서의 조각을 선보인다.

view 01 윤지영, <옐로 블루스_..>, 2021, 물푸레나무, 단풍나무, 라텍스, 실리콘, 약 70x130x130cm
view 02 윤지영, <간신히 너, 하나, 얼굴>, 2024, 밀립(비즈왁스), 스테아르산, 밀랍실린더로 녹음한 목소리, 40x30x30cm
view 03 윤지영, <뱉어내려면 일단 삼켜야하고>, 2021, 스테인리스 스틸, 라텍스, 가변크기
view 04 윤지영,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내장을 꺼내 그물을 짓던 때가 있었다>, 2024, 천, 실, 백금 경화 실리콘, 600x400x4cm
view 05 윤지영, <미, 노>, 2021, 별기둥의 싸개를 입은 하트기둥, 구의 싸개를 입은 별기둥, 삼각뿔의 싸개를 입은 구, 육면체의 싸개를 입은 원기둥, 원기둥의 싸기를 입은 육면체, 하트기둥의 싸개를 입은 삼각뿔, 강철 99.4% 빛을 흡수하는 아크릴릭 물감, 실리콘, 실리콘 안료, 투명사, 여섯 몸의 부피는 모두 65,416cm³, 600x400x4cm
view 06 윤지영, <호로피다오>, 2024,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21분
view 07 윤지영, <옐로 블루스- •••>, 2021, 밀랍(비즈왁스), 스테인리스 스틸, 가변크기

- 권하윤 권하윤에게 가상 현실은 어떤 사건의 존재를 증거하는 수단이다. 이것은 이율배반적인 사용 방식일지도 모른다. ‘현실과 같은 가상’이라는 말에 담긴 모순은 물론, 실재를 담보하는 것이 불가능한 이미지로 무언가가 ‘있었음’을 입증하려는 일 또한 부조리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가는 집요한 조사와 연구를 디딤돌 삼아 실제와 가상의 경계를 횡단함으로써 새로운 기억을 산출해 내고자 한다. 가상의 시공간을 빌리면 그동안 경험할 수 없었던 세계가 우리 앞에 펼쳐진다. 예컨대 그것은 접근할 수 없는 장소, 타인의 마음 속에만 살아 있는 기억, 또는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사건일 수 있다. 그리하여 〈증거부족〉이 어떤 증거도 제시할 수 없는 이민자의 절박한 사정을 3D 애니메이션으로 입증하고자 분투한다면, 〈489년〉은 가상 현실을 매개로 DMZ라는 접근 제한 구역에 접속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의 신작 〈옥산의 수호자들〉 또한 문자가 존재하지 않기에 사라질 위기에 처한 대만 원주민 부눈족의 기억을 담고 있다. 여기서 가상 현실은 현실의 제약을 뛰어넘어 지금껏 경험되지 못한 것을 구현함으로써 그 경험을 공동의 기억으로 확장시킨다. 작품을 통해 우리는 국가나 적처럼 거대한 관념으로 환원될 수 없는 구체적인 관계들을 되돌아보게 된다. 〈489년〉이 보여 주는 DMZ의 아름다운 자연이나, 국가 간의 갈등을 넘어선 〈옥산의 수호자들〉 속 우정처럼 말이다. 이렇듯 구체적인 현실의 모양을 드러내는 일은 체제 선전을 위해 세워진 가짜 마을 〈모델 빌리지〉의 전략을 역전시킨 것으로서, 가상 현실에 또 다른 사용 가치를 부여한다. 기록되지 않아 끝내 기억도 사라지고 말 어떤 세계를 위하여 작가는 부족한 증거 속에서 가상의 마을을 세운다. 그리하여 완전히 건너려면 489년은 걸릴 해자를 넘어가고자 한다. 작가의 인도를 따라 또 다른 현실 속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 우리의 기억은 한층 풍요로워진다. 권하윤은 기억과 기록의 방식을 다룬다. 작가에게 가상 현실(VR)은 현실의 제약을 뛰어넘어 아직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구현함으로써 공동의 기억 경험을 생산하는 매체다. 작품은 접근할 수 없는 장소나, 마음속에만 살아 있는 기억, 또는 기록되지 못한 사건처럼 역사에서 사라진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그리고 가상 공간을 빌려 구체적인 경험을 전달하려 한다. 기억을 확장하고 기록의 방식을 재고하기 위해서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가 간 대립을 넘어 친구가 된 두 사람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view 08 권하윤, <옥산의 수호자들>, 2024, 상호작용 가상현실 설치, 컬러, 사운드, 3D 애니메이션, 가변크기
view 09 권하윤, <증거부족>, 2011, 애니메이션, 단채널 비디오, 컬러, 스테레오 사운드, 9분 20초

- 양정욱 양정욱은 움직이는 조각을 만든다. 저마다의 리듬으로 움직이는 조각들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곤 한다. 하지만 핵심은 그 움직임이 비롯된 이야기에 있다. 양정욱의 이야기는 대개 일상의 한 장면으로부터 출발하지만, 그렇다고 순전한 목격담은 아니다. 이야기 속에는 작가의 상상과 바람이 깃들어 있다. 작가가 삶에서 발견하고자 하는 무언가가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가 다시 반복하는 움직임이 된다. 어떤 삶의 모습을 발견하고자 하는 바람 외에 또 다른 바람이 작품에 담겨 있다면, 그것은 전하려는 마음이다. 작가는 자신의 방법론을 ‘아상블라주’라고 말한다. 사물을 연결하여 본래의 용도와는 다른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공사장 인부들이 콘크리트 벽에 새겨 넣은 전화번호처럼, 무언가 설명해 보겠다며 주위에 널린 사물을 집어 되는대로 만들어 낸 지도처럼, 작가에게 조각은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용도가 변한 사물과 다름없다. 눈에 띄는 것은 거대한 조각일지라도, 이 전환의 기술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과 정성이다. 아끼는 마음이 있어 정성을 들인다면 무엇으로든, 무엇이든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발견하고 싶은 삶의 모습과 그것을 전하려는 바람에서 만들어 낸 이야기, 그리고 조각은 평범한 일상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들 ‘동화’가 된다. 양정욱의 동화는 균형 잡기의 미학을 전한다. 작가에게 균형이란 정지된 상태이기보다는 기울었다가도 복구되는 끊임없는 과정 자체다. 전시는 이 변화의 과정을 인물에 대한 작품과 풍경에 대한 작품으로 나누어 보여 준다. 인물에 주목한 작품이 누군가의 몸짓에 누적된 시간을 그가 되어야만 했던 무엇으로서 ‘직업’을 단서 삼아 그려 낸다면, 풍경에 대한 작품은 서로 다른 존재들이 어긋나면서도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담는다. 직업에 따라 몸짓이 달라지듯, 상대에 따라 자신이 변해 가듯, 바람이 사물의 용도를 바뀌게 하고 정성에 의해 기술이 발전하듯. 고난과 희망 사이에서 부단히 애쓰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수없이 반복되며 삶을 이루어 나간다. 이것이 바로 그의 조각이 계속해서 움직여야 하는 이유다. 양정욱은 이야기를 짓는다. 정확히는 그가 바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짓는다.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늘 어떠한 과정에 있거나 무엇인가 하고 있다. 양정욱은 누군가의 반복적인 행동을 통해서만 깨달을 수 있는 삶의 모습을 상상한다. 일상의 크고 작은 고난과 희망 사이에서 숫자로만 표시되는 가능성을 뒤로 한 채, 해 보고 또 해 보는 사람들이 그가 다루는 주제다.

view 10 양정욱, <우리들의 주말을 거북이만 모른다>, 2024, 나무, 모터, LED, 실, 290x290x160cm
view 11
view 12 양정욱, <아는 사람의 모르는 밭에서>, 2024, 나무, 모터, 전구, 실, 철, 300x700x300cm
view 13
view 14
view 16 양정욱, <서서 일하는 사람들 #22>, 2021, 나무, 모터, 백열전구, 실, 220x150x150cm
view 17
view 18
view 20 양정욱, <가만히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2024, 나무, 모터, 전구, 실, 220x300x250cm
view 21
view 23 양정욱, <서로 아껴주는 마음>, 2024, 나무, 모터, 전구, 실, 400x450x450cm
view 25 양정욱, <일시적인 약도>, 2024, 작업실 부산물

- 제인 진 카이젠 제인 진 카이젠의 연작 《이어도(바다 너머 섬)》은 약동하는 섬을 그린다.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연작 전체를 선보이는 《이어도(바다 너머 섬)》은 총 일곱 개의 영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등을 맞댄 중앙의 두 영상을 축으로 다섯 개의 영상이 나선형을 그린다. 주변을 연결하며 확장하는, 혹은 끊임없이 중심으로 회귀하는 듯한 스크린의 역동적 배치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 힘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게 한다. 《이어도(바다 너머 섬)》의 역동성은, 다양한 주체들의 몸짓이 충만한 화면으로 이어진다. 바다가 품은 역사적 상흔을 달래는 잠수부의 춤과 심방(무당)의 노래(〈제물〉, 〈잔해〉), 섬을 파괴하는 개발의 논리에 저항하는 젊은이들의 몸짓(〈이 질서의 장례〉), 바다와 하나가 되어 살아온 해녀들의 손길(〈할망〉),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뛰노는 아이들(〈수호자들〉), 이 모든 행위의 중심에서 고동치는 바닷속 생물들과(〈어귀〉) 땅속 깊이 남겨진 용암의 흐름까지(〈심〉). 섬과 바다는 그 자체로 퍼포먼스의 현장이다. 영상들은 작가의 다학제적 연구와 지역 공동체와의 오랜 협력을 바탕으로 제주 고유의 자연과 해양 문화, 무속 의례, 역사와 기억 그리고 오늘날의 쟁점을 포괄적으로 담아낸다. 이윽고 영상들은 서로 연결되기 시작한다. 그들을 잇는 것은 갓 태어난 아기의 기저귀부터 망자의 관을 묶는 끈에 이르기까지 생애 전반에 걸쳐 사용되던 전통 직물 소창이다. 바위에 앉거나 폐허를 행진하거나 바닷속을 헤엄치면서, 흰 천을 매만지거나 풀거나 또는 흰 천으로 몸을 엮는 이들 사이로 소창은 인간과 자연, 삶과 죽음, 새로운 세대의 저항과 옛사람들의 앎에 다리를 놓는다. 서로 다른 주체들을 잇닿아 놓음으로써 대안적 계보의 발견과 새로운 관계 맺음의 가능성을 정초한다. 이렇듯 《이어도(바다 너머 섬)》은 의례와 퍼포먼스 사이에 놓여 있는 몸짓 언어를 바탕으로 여러 주체를 연결하고 인식의 전환을 추동한다는 점에서 수행적이다. 이 연결의 끝에서 《이어도(바다 너머 섬)》은 ‘제주’라는 특정한 장소를 수많은 다른 장소들과 겹쳐 놓고자 한다. 연작 제목인 ‘이어도’는 제주의 집단적 상상 속에 존재하는 섬으로, 바다 너머 어딘가에 잠재된 현실이자 도래할 장소다. 그 섬인 동시에 모든 곳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섬이 전하는 이야기가 마치 세계를 끌어안으려는 듯 가없이 이어진다. 제인 진 카이젠은 강렬한 시각성을 동반하는 시적이고 수행적인 영상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작업은 생생한 개인의 경험고 ㅏ정치적 역사의 교차점에서, 기억, 이주, 국경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그의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또 다른 주제는 자연과 섬, 우주론,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재구성된 신화, 제의적이고 여적인 실천에 대한 참여다. 이번 전시, '이어도(바다 넘어 섬)'는 제주에서 시작된 작가의 탐구를 집약하는 7점의 상호 연관된 영상을 선보인다.

view 26
view 27 제인 진 카이젠, <수호자들>, 2024, 단채널 비디오, 4K, 컬러, 스테레오 사운드, 12분

내용은 전시 소개 자료에서 발췌하였습니다. The above is an excerpt from the exhibit introduction.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안내 about MMCA Seoul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의 공간 이미지입니다. Space introduction image of MMCA Seoul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MMCA Seoul

      • 설립 Established

        2013

      • 분류 Categorized

        미술관 Museum

      • 주소 Address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30(소격동) MMCA Seoul, 30 Samcheong-ro (Sogyeok-dong), Jongno-gu, Seoul

      • 연락처 Contact to

        Phone: 02-3701-9500 Fax:

      • 운영정보 Operation

        ※ 관람시간 월,화,목,금,일요일 10:00 - 18:00 수,토요일 10:00 - 21:00 야간개장 ※ 휴관일 1월1일, 설날, 추석 ※ 관람료 -개별관람권 : 2,000원 -통합관람권 : 5,000원 ※ 기획전시 3개 이상 운영 시 -수,토 야간개장 시 무료관람입니다(오후 6시~9시) -무료관람일은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입니다. ※ 주차 운영시간(매일) 오전 8시- 오후 11시 시간당 4,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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