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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mmca.go.kr/pr/pressDetail.do?bdCId=202305240008854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직무대리 박종달)은 근대화, 산업화의 국가 재건 시대에 청년작가 중심의 전위적 실험미술을 다룬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전을 5월 26일부터 7월 1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과 미국 뉴욕의 솔로몬 R. 구겐하임미술관(이하 구겐하임미술관)이 공동기획 및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2018년부터 시작된 양 기관의 국제적 협력과 공동 연구가 실현된 결과물이다. 특히 한국 실험미술의 대표 작가 및 작품, 자료를 국내외에 소개하는데 의의가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강수정 학예연구관과 구겐하임미술관 안휘경 어소시에이트 큐레이터는 작가 인터뷰, 작품 실사 및 학자들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이번 전시를 구현했다. 서울 전시에 이어 9월 1일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내년 2월 11일부터는 LA 해머미술관에서 순차적으로 전시가 개최된다.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당대 한국미술의 면모를 새롭게 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 미술계의 일원으로 그 실천의 영역을 확장했던 한국의 실험미술 역사를 조망한다. 1960-70년대 당시 국제 사회는 68혁명, 반전 평화운동, 페미니즘 등으로 인식의 전환기를 맞았으며, 한국은 6.25전쟁 이후 국가 재건을 위한 압축적 근대화와 산업화의 급속한 사회 변화를 맞이하고 있었다. 당시 경제 개발의 물질적 풍요와 정치ㆍ사회적 억압 등의 사회 변화는 일상속에서 ‘나’를 중심으로 예술의 의미를 모색해 온 청년작가들에게 모순된 토대로 작용했다. 이들은 예술과 사회의 소통을 주장, 보수화된 기성세대의 형식주의에 반발하며 그룹 또는 개인으로 기존의 회화, 조각의 영역을 벗어나 오브제와 입체미술, 해프닝, 이벤트와 영화, 비디오를 포함한 다양한 매체들을 전위적‘실험미술’의 이름으로 포괄하며 역동적인 사회 현상을 반영하였다.
전시는 6개의 소주제로 구성되었다.
첫째, ‘청년의 선언과 시대 전환’에서는 1960년대 후반에 시작된 전위적 실험미술의 양상들을 소개한다. ‘오리진’, ‘무동인’, ‘신전동인’ 등의 신진 예술인그룹의 활동과 이들이 연합하여 개최한 «청년작가연립전»(1967)을 통해 국전(國展)과 기성 미술계를 비판하고 ‘반(反) 미술’과 ‘탈-매체’를 최초로 주창한 청년예술가들의 주요 작품과 해프닝 관련 자료를 전시한다. 서승원의 ‹동시성 67-1›(1967), 정강자의 ‹키스미›(1967), 강국진의 ‹시각 Ⅰ,Ⅱ›(1968), 이태현의 ‹명› (1967)등이 소개된다. 또 초기 해프닝 강국진, 김영자, 김인환, 심선희 등의 ‹비닐우산과 촛불이 있는 해프닝›(1967)과 첫 페미니즘적 작품 강국진, 정강자, 정찬승 등의 ‹투명풍선과 누드›(1968) 등 금기를 넘어선 이들의 활동이 펼쳐진다.
둘째, ‘도심 속, 1/24초의 의미’에서는 급격한 도시화 속에서 여러 분야의 예술가들이 함께 시행한 실험적인 시도들을 조명한다. 실험미술의 선두에서 활동했던 김구림의 실험영화 ‹1/24초의 의미›(1969)를 상영하고, 또 김구림이 당시 국립현대미술관을 감쌌던 ‹현상에서 흔적으로›(1969)를 재해석해 새롭게 제작한 드로잉 ‹구겐하임을 위한 현상에서 흔적으로›(2021)가 최초 공개된다. 미술, 영화, 패션, 연극, 무용, 종교, 문학을 넘나드는 실험적 작업을 시도한 ‘제4집단’이 도심에서 펼쳤던 ‹기성문화예술의 장례식›(1970.8.15.) 등의 해프닝도 자료로 소개한다.
셋째, ‘전위의 깃발아래 – AG(한국아방가르드 협회)’에서는 1970년대 초 실험미술 그룹과 개인들의 주요 활동을 소개한다. 본격적인 아방가르드의 주체로 자리잡은 한국아방가르드 협회의 청년작가들은 이론지 「AG」를 발간하고, 산업화된 ‘도시 환경과 문명’을 주제로 반(反)미학의 일상성과 탈(脫)매체적 다양성을 추구하여 작품세계를 확장적으로 선보였다. 특히 판화를 실험의 매체로 삼아 AG 디자인 정체성을 작품화하는 장르융합적 면모도 보여주었다. 하종현의 ‹작품 73-13›(1973), 송번수의 ‹AG전 포스터›(1971) 등을 선보인다.
넷째 ‘“거꾸로” 전통’에서는 한국의 전위미술과 전통의 특수한 관계를 다룬다. 통상 전위미술이 전통의 부정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전통예술의 재발견을 통해 ‘거꾸로’ 그 돌파구를 마련하였다. 아부다비 구겐하임미술관 소장품인 이승택의 ‹무제(새싹)›(1963/2018)와 ‹무제(낫)›(1969)등을 선보인다. 전통의 재발견을 통한 전위적 실험미술의 행보는 한국미술의 탈서구화 및 전통과 현대의 긍정적 계승으로 이어졌다.
다섯째, ‘‘나’와 논리의 세계: ST’에서는 작가 스스로 작품에 대한 논리와 이론의 토대를 정립하며, 한국미술에 개념적 설치미술과 이벤트를 맥락화한 전위미술단체 ‘ST(Space&Time)’ 학회(1971-1981)의 활동상을 소개한다. 이들은 예술개념의 문제를 분석·철학적으로 접근하여 매체의 본질을 언어에서 찾고자 했으며 동서양 이론을 통합적으로 연구하고 사진, 사물, 행위, 이벤트 등 다양한 양식으로 표현하였다. 대표 작품으로 이건용의 ‹신체항›(2023), ‹손의 논리›(1975), ‹신체 드로잉 76-1 78-1›(1978) 등, 성능경의 ‹신문 1974.6.1. 이후›(1974)와 ‘미술로서 사진’의 가능성을 실험한 ‹거울›(1975), ‹사과›(1976) 등이 소개된다.
여섯째, ‘청년과 지구;촌 비엔날레’에서는 당시 청년작가들의 돌파구가 되었던 해외 비엔날레와 AG의 «서울비엔날레»(1974), «대구현대미술제»(1974-1979)를 상호 교차하여 한국 실험미술의 국제적 면모를 선보인다. 1960-70년대는 국제 교류들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는데 특히 제8회 «파리비엔날레»(1973), 제13회 «상파울로비엔날레»(1975) 등은 한국의 젊은 실험미술 작가들이 세계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심문섭의 ‹현전›(1974-1975), 박현기의 ‹무제(TV돌탑)›(1982), 이강소의 ‹무제 75031›(1975) 등 당시 작품들을 선보인다.
한편, 다양한 연계프로그램들도 마련되었다. 평론가 김찬동을 좌장으로 전시 기획자들과 미술사학자 조수진, 이상록, 정연심, 작가겸 평론가인 윤진섭 등이 참여하는 학술행사(5.31)가 개최된다. 또한 전시 기간 중 실험미술사의 대표적인 퍼포먼스인 김구림의 ‹생성에서 소멸로›(6.14.), 성능경의 ‹신문읽기›(6.21.), 이건용의 ‹달팽이 걸음›(6.28.) 등의 재현 작업이 순차적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또한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들이 참여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개최된다. 제도화된 미술관 내에서의 관람 행위에 가하는 ‘일탈’과 ‘반항’의 제스처를 실천하는 특별워크숍 ‹금지금지금지금지›, 상시 참여워크숍 젊은, 생각, 행동›도 예정되어 있다.
다양한 연구논문과 당시 주요 비평글, 선언문 등을 총망라한 국·영문 전시도록도 발간된다. 국문판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영문판은 구겐하임미술관이 각각 편집을 맡았다. 이번 전시는 한국미술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증폭되는 가운데 한국의 실험미술을 서울에 이어 미국 뉴욕과 LA에서 잇달아 선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 일반인 전화문의: 02-3701-9500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대표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