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4984
243
2009-05-20
2009-06-04 - 2009-06-28
국민체육진흥공단(KSPO)에서 운영하는 소마드로잉센터(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 내)는 참신하고 역량 있는 작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드로잉 전시를 지속적으로 이슈화하고자 매년 작가공모를 실시하여 최종 선정된 작가들의 전시회를 “Into Drawing”이란 이름으로 개최합니다. 올해는 2008년도 드로잉센터 작가공모에 선정된 4명 작가의 개인전으로 진행됩니다. 그 마지막 전시로 오는 6월 4일부터 6월 28일까지 개최되는 “Into Drawing 10”는 “대화(Dialogue)”라는 주제로 박혜수의 드로잉 설치 작업을 선보입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드로잉으로 풀어내는 작가의 개성과 상상력 그리고 드로잉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과 실험정신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전시 개요 ㅇ 전 시 명 : Into Drawing 10 ㅇ 전시기간 : 2009. 6. 4(목) ~ 6. 28(일) ㅇ 전시오픈 : 2009. 6. 4. 오후 5시, 소마미술관 로비 ㅇ 주 최 : KSPO(국민체육진흥공단) ㅇ 주 관 : SOMA(소마미술관) ㅇ 전시장소 : 소마드로잉센터 전시실 ㅇ 전시작가 : 박혜수 ㅇ 출 품 작 : 드로잉 오브제 및 설치 3점
전시 소개
▶ 대화 …… 박혜수의 이번 개인전은 사람 사는 이야기, 그 중에서도 벽이 느껴지는 관계 혹은 그에 관한 고백과 대화들로 채워져 있다. 엿들은 이야기, 작가의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 묻지 않는 질문, 듣지 못한 대답, 음악으로 대신하는 심상, 타자기를 통해 현장에서 답변되는 관객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 전시실 안은 수많은 자아(ego)의 목소리로 가득하다.
엿들은 대화 타인의 대화를 엿듣고 마치 연극 대사를 읊조리듯 써내려간 그의 대화집은 각양각색 50인의 축약된 인생사이다. 지난 3월까지 약 4개월에 걸쳐 서울시내 공공장소에서 작가가 무작위로 채집한 사람들로부터 엿들은 대화를 담은 프로젝트가 본 전시의 중심이 되고 있다. 작가는 대화집을 통해 고백한다. ‘그들의 대화는 때론 미처 알지 못하던 인생의 의미를 들려주기도 했고, 내가 전혀 알고 싶지 않던, 부정하던 세계가 사실임을 말해주기도 했다.’ 작가는 대화집을 통해 자신을 치유하고 있었고 원치 않게 성장하고 있었고 이제 그 경험을 우리에게 얘기해주고 싶어 한다. 당장은 사소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아질 것들을 알아가는 작가의 질문은 대화집 36번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왜 사람들은 진지한 이야기를 싫어할까?’로 끝을 맺고 있다. 뭔가가 명치 끝에 걸려있는 기분. 박혜수의 대화집을 읽는 내내 떨쳐낼 수 없는 것이다.
타인의 답변 작가는 대화기록을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100인에게 보내, 50개의 채집된 대화 중 하나를 선택해서 대화를 이어가거나 대화집을 모두 읽고 난 후의 느낌을 서술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들의 직업적인 기술과 인생의 연륜으로 대화에 참여해 주기를 부탁했고 그 결과물 중 일부를 확대하여 액자상태로 전시실 벽에 연출하였다. 관객은 태양으로 담뱃불을 붙일 수 없는 게 태양의 잘못이 아니라는 소설가 이외수의 인용구에 한결 마음이 놓아지기도 할 것이고, 여성이 마땅히 머물러야 할, 가정을 만들지 못한 죄가 그녀의 원죄라는 냉소와 자조 섞인 여성운동가의 말에 불끈 하기도 하면서, 조금 과장하자면, 마치 인생상담과 같은 혹은 처방전과도 같은 답변 혹은 진술서를 읽다가 공감하다 못해 작가에게 부채를 쥐어주고 점을 봐달라고 하고 싶을 지경이 될 것이다. 그때 전시실에 놓여있는 타자기에 손을 올려 자기 진술을 해보는 것으로 본 전시의 순례가 끝나게 된다. 그만큼 우리는 대화에 목말라있고 나를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을 간절히 원하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하는 것이 이 전시의 배후에 깔린 복선이 아닐까. …… ■ 박윤정(SOMA 책임큐레이터)
▶ 드로잉 단상(작가 노트)
내게 있어 드로잉은 생각을 구현해내는 모든 과정의 기록이다. 개념은 모든 방향으로 열려있으며, 수많은 가능성이 존재한다. 처음은 언제나 사소한 삶의 질문에서 시작된다. 그렇게 시작한 궁금증은 시나 음악 영화와 같이 다른 장르의 예술을 접하면서 감성이 풍부해지고, 자료를 조사하면서 구체화 되고 사람들에게 질문을 하면서 실현된다.
때론 서로 다른 Idea들이 공존하면서 환경과 사람에 따라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기도 한다. 마치 삶에서 누군가를 만나는가에 따라 인생이 변하는 것처럼 말이다. 삶에서 사람들은 수많은 계획을 세우지만 내일은 누구도 모르는 세계이다. 세상의 궁금한 것들을 찾아나가는 것이 나의 삶이고 그 과정을 기록하는 것이 나의 드로잉이다. 그래서 내가 움직이고, 상상하고, 고민하고, 깨닫고, 변화하는 모든 과정이 그 내용들이이라면 나는 창조자가 아니라 기록자이며 수집가이다. …… ■ 박혜수
▶ 작가 약력
1974년 서울 출생. 이화여대와 동 대학원 조소과를 졸업하였다. 2000년 덕원미술관 ‘시간의 깊이’展을 시작으로 총 5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Before & After(2003, 대전시립미술관), Where are you(2003, 서울문예진흥원), Art Pharmacy(2005, 세종문화회관), Art Process Trapani(2007, 이탈리아), Ewha Young Artist(2008, 이화여대미술관), 시간을 그리다(2009, 갤러리 가인로) 등 다수의 전시에 참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