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1 - 2021
대한민국 REPUBLIC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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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장섭(孫壯燮, 1941- 2021)은 1980년대 민중 미술을 이끈 단체인 ‘현실과 발언’의 창립 회원이었다. 그는 역사와 민중의 삶에 대한 깊은 애정과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역사화, 풍경화 연작을 제작하면서 역사와 자연의 시간이 결합된 자신만의 독특한 풍경 회화를 구축했다. 손장섭의 1980년대 작품은 치열한 역사의식과 현실의 모순에 대한 저항 의식을 드러내는 전형적인 민중 미술 경향을 띤다. 그는 1990년대 말까지 역사화 연작과 함께 한국의 자연 풍경, 서민들의 모습을 담은 회화 작업을 꾸준히 지속했으며, 2000년대에 들어서는 ‘나무’ 연작과 ‘풍경화’ 연작을 작업하며 오랜 세월 한자리에서 버티며 역사의 현장을 고스란히 목격한 자연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역사의 창>은 작가가 직접 체험했던 한국 현대사의 장면들을 압축해 놓은 작품으로, 가로 길이가 400cm에 이르는 대형 작품이다. 대한민국 전도(全圖)를 배경으로 현대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탑의 형상이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화면 위쪽은 금강산이 든든히 받치고 있으며, 아래쪽에는 남북 분단의 현실을 보여 주는 동해안 철책이 있다. 이 철책은 한반도를 감싸며 북상하여 38선과 만나는데, 작가는 분단의 상징인 철조망의 의미를 우리 민족을 지키는 방어선으로 확장하여 그 의미를 새롭게 정의하였다. 이 작품은 작가가 인생 반세기 동안 겪었던 격동의 현대사를 특유의 몽타주 기법으로 묘사한 것이다 동해안 철책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작가의 뒷모습은 이러한 역사를 체험해 온 세대의 회한과 미래에 대한 염원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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