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전
전시서문 Exhibition Foreword
«MMCA 뉴미디어 소장품전-아더랜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뉴미디어 소장품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그중에서도 더그 에이트킨, 에이샤-리사 아틸라, 제니퍼 스타인캠프 등 최근 5년 이내에 기증을 통해 소장하게 된 3인의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제적인 작가들의 기증 소장품을 통해 기증의 의미와 가치를 널리 알리고, 뉴미디어 미술의 동시대 경향도 함께 소개하고자 한다.
세 작가의 작품에는 공통적으로 자연이 등장한다. 더그 에이트킨의 ‹수중 파빌리온›(2017)은 해저에 설치된 파빌리온 조각을 통해 바닷속 풍경의 변화를 경험하게 한다. 에이샤-리사 아틸라의 ‹수평-바카수오라›(2011)는 거대한 가문비나무를 중심으로 주변의 바람과 구름, 빛의 변화를 포착해 보여준다. 제니퍼 스타인캠프의 ‹정물 3›(2019)에는 정물화 속 꽃과 과일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가상의 풍경이 등장한다. 화면 속의 꽃과 나무, 바다와 숲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의 일부가 된 듯 편안하고 명상적인 분위기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세 작가의 작업이 환기시키는 다양한 공간의 의미도 부각시켜 소개한다. 에이트킨과 아틸라의 작품은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스타인캠프의 작품은 정물화 속 공간, 가상의 공간, 그리고 여성의 공간을 다룬다. 이 작품들 속에 등장하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다층적인 시공간을 이번 전시에서는 ‘아더랜드’로 부르고자 한다. 아더랜드는 다른 공간 혹은 다른 세계를 뜻한다. 세 작가의 작품은 공통적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공간들을 보여주면서도 이것과는 구분되는 다른 세계를 떠올리게 한다. 이번 전시가 국제적인 뉴미디어 작가 3인이 제시하는 각각의 아더랜드를 만나고,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아더랜드를 발견하는 흥미로운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MMCA New Media Collection: Otherlands have been organized to introduce the new media art in the collection of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 (MMCA). It centers on works by the artists Doug Aitken, Eija-Liisa Ahtila, and Jennifer Steinkamp that have been donated to the MMCA in the last five years. The exhibition aims to spread awareness of the meaning and value of donation and to illuminate contemporaneous trends in new media art.
Nature is central to the works by all three artists. Underwater Pavilions (2017) by Doug Aitken allows viewers to experience shifting underwater landscapes through pavilion sculptures installed beneath the ocean. Horizontal-Vaakasuora (2011) by Eija-Liisa Ahtila captures changes in the wind, clouds, and light around a giant spruce tree. Still-Life 3 (2019) by Jennifer Steinkamp presents a virtual scene in which flowers and fruits in a still-life painting appear alive and seem to be moving. Concentrating on the flowers, trees, oceans, and forests in these works encourages viewers to feel like a part of nature as they appreciate it in a meditative state.
The exhibition also highlights the meaning of the diverse spaces addressed in the works by the three artists. The pieces by Aitken and Ahtila examine the significance of spaces where human beings coexist with nature. The creation by Steinkamp deals with a space within a still-life, a virtual space, and a women’s space. The multilayered spatial and temporal worlds of the past, present, and future that are presented in these works are referred to in this exhibition as the ‘otherlands,’ indicating another space or world. The works by the three artists show us familiar spaces, yet remind us of other distinct worlds. It is hoped that this exhibition can offer an intriguing opportunity for visitors to encounter the other lands suggested by the three international new media artists and find their own other land in the process.
제니퍼 스타인캠프(1958-)는 미국 출신의 뉴미디어 작가이다. 3D 애니메이션 기술을 활용해 꽃, 과일, 나무 같은 자연 대상물이 화면 속 가상의 공간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미술관 내부뿐 아니라 대도시의 주요 건물이나 광장에도 작품을 투사해 화면 속 가상의 공간을 도시의 실제 공간으로까지 확장하는 설치 작업도 선보여왔다. <정물 3>에서 꽃과 과일은 평면적인 캔버스를 벗어나 마치 우주 공간을 유영하는 것처럼 보인다. 작가는 작품의 제작 과정에서 17세기 네덜란드 정물화를 차조했다. 이 그림들은 표면적으로는 정물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지만, 그 이면에는 생의 유한함과 덧없음을 상징하는 바니타스의 교훈을 내포하고 있다. 작가는 네덜란드 정물화의 주제를 공유하면서도 바니타스의 의미를 강조하기보다는 정물에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에 집중한다. 스타인캠프가 <정물 3>에서 되살리고자 한 또 다른 요소는 여성의 공간이다. 작가는 17세기 정물화 중에서도 특히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주로 참조했다. 정물화에는 주로 열매를 맺는 식물, 즉 암꽃이 등장하지만, 그 의미가 간과되어 왔다는 점에도 관심을 가졌다. 그는 즉암꽃 연작에서처럼 여성 작가의 작품 속 공간을 새롭게 재해석하거나, 여성의 신체를 은유하는 가상의 공간을 화면 위에 재현해낸 작품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처럼 스타인캠프의 작품은 과거와 현재의 시간, 실제와 가상의 공간 등 복합적인 시공간이 뒤얽히며 만들어진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해준다.
에이샤 리사 아틸라(1959-)는 핀란드 출신의 뉴미디어 작가이다. 초기작에서 작가는 인간의 지각이나 감정, 관계의 문제를 주로 다루었다. 200년대 중엽부터는 인간을 넘어 동물과 자연으로까지 관심의 대상을 확장하고, 이 존재들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탐색해 왔다. <수평-바카수오라>에서도 나무를 중심으로 자연과 인ㄴ간의 관계를 되짚어보게 한다. 작가가 '나무의 초상'으로 지칭한 이 작품의 주인공은 가문비나무이다. 거대한 나무는 주변의 바람 소리, 흘러가는 구름, 빛의 변화와 함께하며 자연의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다. 화면의 좌측 나무의 밑동 근처에 서 있는 사람은 자연의 압도적인 크기에 비해 극히 작고 미약한 존재로 보인다. 두 대상의 극명한 크기 대비는 인간을 중심으로 자연을 바라보던 기존의 시각을 탈피해 자연을 통해 주변 세계를 다시 살피게 한다. 이 작품에서 수평의 의미가 강조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아틸라는 가문비나무를 13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스크린에 수평으로 투사하고, 제목에도 수평을 뜻하는 핀란드어 '바카수오라'를 포함시켰다. 여기에는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의 축을 수직에서 수평으로 전환해 볼 것을 제안하는 작가의 의도가 반영되어 있다. 인류가 지구 환경을 급격히 변화시키며 지질시대마저 인간 중심으로 바뀌었다고 보는 '인류세' 논의가 2000년대 이후 확산되어 왔다. 아틸라 역시 인류세 시대를 초래한 인간중심주의와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기반으로, 인간과 구분되는 존재들이 살아가는 다른 시공간 혹은 인긴과 자연이 공존하는 다른 세계를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더그 에이트킨(1968-)은 미국 출신의 뉴미디어 작가이다. 자겅ㅂ의 주요 키워드는 풍경과 이동이다. 에이트킨의 작품에는 도시 풍경, 자연 풍경, 디지털 풍경, 심리적 풍경 등 다양한 풍경이 등장한다. 작가는 이 풍경들 사이를 이동하며 특정한 장소에 적합한 작품을 제작해 설치하는 이른바 '장소-특정적 작업'을 주로 제작해왔다. <수중 파빌리온>도 그중 하나다. 이 작품은 캘리포니아 카탈리나 섬의 해저에 세 개의 파빌리온을 설치하고 그것을 영상으로 기록한 것이다. 파빌리온은 매끄러운 거울과 바위처럼 거친 재질의 표면으로 구성된 기하학적 형태의 조각 작품이다. 그 주변을 오가는 해양 생물과 사람들, 그리고 날시의 변화는 파빌리온 조각을 둘러싼 바닷속 풍경을 계속해서 변모시킨다. 에이트킨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포착해 보여준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관객들이 이작품을 통해 해양 환경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하기를 기대한다. 기후 변화는 최근 세계의 풍경을 급격하게 변화시켜 왔다. 에이트킨은 바다가 그 변화의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해양 환경마저 오염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환기시키고자 <수중 파빌리온>을 제작했다. 환경 단체인 '팔리포디오션'을 필두로, 해양 전문가, 과학자, 엔지니어 등이 작품의 제작 과정에 참여했다. 에이트킨은 예술과 비예술 분야의 접점을 탐색하며 미술의 의미를 확쟁해 온 작가이다. 미술과 과학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업한 이 작품 역시 미술이 예술의 영역을 넘어 우리를 둘러싼 환경 문제로까지 주제를 확장해가는 과정과 방법을 보여주는 에이트킨의 대표작이다.
내용은 전시 소개 자료에서 발췌하였습니다. The above is an excerpt from the exhibit introdu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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