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상세
Background Frame for Exhibition Poster, 건축의 장면
Exhibition Poster for 건축의 장면

건축의 장면
(Frames of Architecture)

전시서문 Exhibition Foreword

《건축의 장면》은 24년 전시 의제인 '건축'을 '영상'을 통해 새로운 시각에서 살펴보고자 기획되었다. 일반적으로 건축은 공간예술로, 영상은 시간예술로 분류하지만, 두 영역은 시간성과 공간성을 중요한 속성으로 공유한다. 건축에서 시간성은 공간 안에서 이용자의 동선을 설계함으로써 표현된다. 반대로 영상에서는 눈에 보이는 화면 속의 공간뿐만 아니라 시퀀스의 연결 속에서 기억되는 것으로부터 감각적인 공간을 구성할 수 있다. 특히 물리적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운 카메라의 눈으로 경험하는 공간은 색다른 역동성을 갖게 된다. 《건축의 장면》은 이처럼 시간성에 기반한 '영상'을 통해 기존의 건축 전시와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나아가 영상의 제작 주체를 건축가와 미술작가로 한정해 다른 출발점에서 만들어지는 시선의 교차를 보여주고자 한다. 《건축의 장면》은 건축과 연결되는 다양한 주제들을 서로 다른 시선을 가진 작가 8명팀)의 작품으로 소개함으로써 관람객 스스로 건축적 상상력을 확장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주거공간, 사무실, 대중교통 시설, 그리고 도시의 풍경 등 우리는 일상에서 끊임없이 우리의 삶을 틀짓는 건축적인 것과 마주하며 살아간다. 건축적인 상상을 한다는 것은 건축을 매개로 맺어지는 관계들을 새롭게 바라보고 다르게 생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각종 디지털 기기들이 알고리즘에 기반해 제시하는 공간의 이미지들에 휩쓸려 보는 것에 대한 스스로의 주도권을 잃어버린 듯하다. 우리가 공간에서 신체를 이동하며 포착한 하나의 순간을 필름의 한 프레임이라 가정한다면, 시공간에 대한 일련의 경험은 이 프레임들을 연결해 만든 한 편의 영상이라 상상해 볼 수 있다. 본 전시 《건축의 장면》이 관람객으로 하여금 일상의 공간 속에서 맺어지는 관계들에 대해서 질문하고, 나아가 각자가 감독이 되어 자신만의 장면을 포착하는 색다른 계기가 되길 바란다.

view 01 박선민, <버섯의 건축>, 2019,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15분18초

<버섯의 건축>은 작가가 2017년 일 년간 제주 곶자왈의 숲 속 버섯을 촬영한 영상에 국내외 건축가 13명의 내레이션을 결합한 작품이다. 땅을 훑는 듯한 시점에서 버섯을 클로즈업해 천천히 이동하는 카메라는 마치 보는 이가 마치 곤충이 된 듯 미시세계를 거대한 화면으로 보여준다. 영상은 버섯의 구조를 가까이 살펴보면서 매 순간 생동하는 미시세계의 분주함, 예컨대 버섯 위를 기어다니는 개미, 썩어가는 낙엽, 딱따구리 소리, 햇빛과 온도에 따라 변화하는 숲의 습도 등을 고스란히 전한다. 영상과 오버랩되는 건축가의 내레이션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버섯을 건축물에 대한 은유로 상상하게 하는 것을 넘어 생명의 순환구조에 대한 다층적인 사유와 감각을 이끌어낸다. 작가는 영상과 내레이션을 어떻게 연결해 해석할지는 관람객의 몫으로 남겨둔다. 박선민은 1990년대 후반부터 사진, 영상, 설치, 출판 등 영역을 넘나들며 말과 이미지,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 등 상반된 것들을 연결해 관계 짓고자 시도해왔다. 그의 작업은 미생물이나 원시 자연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고, 섬세한 감수성으로 대상을 포착하며, 관습적인 시선에서 벗어나 미쳐 발견하지 못한 것들은 포착하려 한다. 또한 작가는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작업과 관련한 단상을 바탕으로 시를 지어왔다. 시인이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를 재료로 시를 짓고, 이를 통해 새로운 의미와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박선민은 자신이 관찰하고 기록한 것들을 연결해 새로운 의미와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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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03 박준범, <마름모 또는 평행사변형>, 2018-2023, 3채널 비디오, 흑백, 사운드, 20분

<마름모 또는 평행사변형>은 건물의 신축현장이 내려다보이는 높이에서 3년간 기록한 영상을 재구성해 만든 작품이다. 관계자가 아니면 들여다볼 수 없는 공사현장이 한층 한층 쌓여져 올라가는 영상은 그 자체로 흥미를 유발하는데, 작품의 제목 <마름모 또는 평행사변형>은 높이가 높아질수록 마름모 형태에서 평행사변형으로 변하는 건축물의 단면에서 따온 것이다. 이 작품은 작가가 건물 붕괴 사고 뉴스를 접하고 건물을 짓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하고자 하는 욕구를 출발점으로 삼아 만들어졌다. 한편 <마름모 또는 평행사변형>에서는 공사 현장을 제외한 주변을 검은색으로 채움으로써 사실적인 느낌을 덜어내 기록 영상보다는 사진 콜라주나 회화 작업 같은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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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05 박준범, <대피소 리허설>, 2015,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27분 22초

<대피소 리허설>은 '20명의 정원의 대피소에 50명이 30일간 외부와 격리되어 거주하기'라는 조건을 설정하고 대피소 인근의 청년 6명이 주변에서 재료를 가져와 비상 상황을 대비해 공간을 구획하고 집기를 만들어가는 일종의 '리허설'을 기록한 영상이다. 실제보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영상 속 인물들은 마치 코미디 영화의 등장인물처럼 보이기도 하고, 이들이 구조물을 만드는 과정을 보는 것은 어린 시절 개미집 만들기를 들여다 보았던 경험을 떠올리게도 한다. 한정된 공간에서 정원을 초과한 인원이 함께하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공간을 쪼개고 나누어가는 모습은 밀집된 도시에서 인간답지 못한 주거환경을 만들어낸 도시과밀화 과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대피소 리허설>은 도시에 대한 문제의식을 퍼포먼스로 보여주고 기록한 일종의 비디오 퍼포먼스로도 볼 수 있다.

view 06 박준범, <비슷한 골목>, 2024,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38분

<비슷한 골목>은 재개발을 앞둔 서울의 가재울 지역의 골목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특정 지역을 담고 있지만 동시에 한국의 도시라면 어디에서나 봄직한 비슷한 골목 풍경으로 친숙한 느낌을 준다. <비슷한 골목>에서는 박준범 작품의 대표적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손이 등장해 사진을 중첩시켜감에 따라 골목의 장면이 시시각각 변화한다. 배경에 비해 터무니없이 큰 손은 어긋난 비례를 통해 영상 속에 실재와 허구가 뒤섞여 있음을 드러낸다. 한편 손으로 사진을 겹치는 과정은 어린 시절 해봤던 '종이인형 옷 입히기'와 같은 놀이를 연상시키며 영상에 유희적 감각을 더한다. 박준범은 2000년대 초반부터 영상 작업을 통해 자본주의의 상품이 되어버린 도시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의 모습을 담아왔다. 그의 작업은 도시의 풍경을 압축된 공간과 시간으로 보여주면서, 그 안에서는 지나쳤던 도시의 속성들을 낯선 감각으로 생생히 보여준다.

view 07 홍범, <순간 #1>, 2024, 4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10분

홍범의 <순간 #1>은 기억과 공간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탐색해온 작가의 작업들을 유기적으로 응집해 제작한 최신작이다. 4채널로 구성된 가로로 긴 화면은 전체적으로 어두운 회색을 띠고 있으며 화면 안에서 이동하는 불빛은 자연스럽게 관람객 시선이 가야 할 방향을 안내한다. 이로 인해 관람객은 마치 영상 속의 초현실적인 공간 구석구석을 탐험하듯 작품을 감상하게 된다. ‘공간은 기억의 저장소’라고 말하는 홍범은 지금까지 작가의 개인적 기억 속에 파편들로 남은 공간을 재료로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자신만의 공간을 구축해왔다. 작가는 과거와 현재, 미래라는 특정한 시간성이나 구체적인 장소성은 지워내고, 시공간을 하나로 통합해 물리적으로 실재하는 공간이 아니라 인식의 저편에 자리한 내면의 심리적 공간을 보여준다. 홍범은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 잦은 이사를 경험하며 이사를 새로운 공간을 탐색하는 일종의 여행으로 받아들였다. 작가는 처음 보는 낯선 공간에서 왠지 알 수 없는 편안함과 끌림을 느낀 이유가 그 공간에 자신이 과거에 경험한 공간과 겹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처럼 기억은 과거의 공간과 새로운 공간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며, 홍범은 관람객 역시 작품 속 공간을 각기 저마다의 기억으로 새롭게 연주하며 다양한 상상으로 확장해나가길 바란다.

view 08 보비스투 스튜디오, <룬트마할 어라운드>, 2022, 건축적 모션그래픽, 3D 애니메이션, 컬러, 사운드, 8분 8초

보비스투 스튜디오의 <룬트마할 어라운드>는 ‘무덤’이라는 개념을 매개로 죽음 이후의 또 다른 세계를 3D 모션그래픽으로 구현한 가상건축으로 보여준다. 룬트마할은 ‘둥글다’는 뜻의 독일어 ‘룬트(rund)’와 타지마할의 ‘마할(mahal)’을 조합해 지어진 제목이다. 영상은 동서양, 시대를 구분할 수 없는 다양한 건축적 양식과 환상적인 색감의 조합으로 초현실적인 이 세계(異世界)를 그려낸다. 영상에 등장하는 ‘아치’ 형태는 서양 건축에서 중요한 요소이며 동시에 한국의 전통 무덤에서 보이는 봉문의 모양을 상징한다. 보비스투의 영상에서 카메라 워크는 실제에서는 불가능한 다양한 시점과 속도로 움직이는데, 이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가상의 공간 경험을 극대화한다. 보비스투 스튜디오는 시각예술과 박윤주와 건축가 정준우로 구성된 미디어 아트 기반의 3D 모션그래픽, 가상현실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다. 보비스투(Wo bist du?)는 ‘너는 어디에 있니?’라는 의문사가 들어간 독일어로 영어의 ‘Where are you?’에 가깝지만, 좀 더 관용적인 의미로 타자의 위치, 지위, 상태를 묻는 표현이다. 이들은 ‘보비스투’라는 관용적 의문사를 통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동시대에서 나와 타자의 위치를 탐색하고, 나아가 미래적 위치, 또는 가상 영역에서의 위치와 상태에 대해 질문한다

view 09 나나와 펠릭스, <하천가>, 2022-2024, 7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10분 3초, 가변크기

<하천가>는 수도권 안팎을 흐르는 여러 하천과 강의 모습을 포착해 7개의 모니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오케스트라 같은 인상을 주는 작품으로, 나나(Nana)와 펠릭스(Felix)가 관심을 갖고 다루어 온 도시개발, 발전지상주의라는 주제를 이야기한다. 이 작품은 세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사유하는 나나와 펠릭스의 작업 태도를 잘 드러낸다. 작가는 지상에서 가장 낮은 시점을 점유하는 강물을 따라 이동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마천루, 다리, 지하철, 도로 등의 풍경을 영상으로 기록한다. 동시에 다리 밑에서 사람들이 연주하는 악기 소리, 강물이 흘러가는 소리, 도시의 대중교통이 만들어내는 소음, 귀뚜라미 소리 등 다양한 소리를 채집해 영상과 함께 재구성한다. 흐르는 강물처럼 서서히 이동하는 카메라의 시선으로 담은 회색조의 도시 풍경은 얼핏 메마르고 삭막해 보이지만, 도시와 인간, 자연이 만들어낸 소리가 하나로 어우러지면서 알 수 없는 아름다움, 즉 멜랑꼴리한 정서를 자아낸다. 이처럼 나나와 펠릭스는 때로는 폭력적이고 추하게 보이는 도시 풍경 속에서 나름의 아름다움인 ‘발전의 미학’을 표현한다. 나나와 펠릭스는 2013년 한국 국적의 나나와 핀란드 국적의 펠릭스가 결성한 아티스트 듀오로 서울과 헬싱키를 근거지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시각예술 매체를 이용해, 자신들이 속한 환경을 기록하고 풍자, 역설, 모순의 방식을 통해 새로운 형식의 풍경으로 재해석하여 묘사한다. 또한 예술사에서 잘 알려진 개념이나 특정 국가의 전통, 문화적 양식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새로운 시각 언어를 모색한다.

내용은 전시 소개 자료에서 발췌하였습니다. The above is an excerpt from the exhibit introduction.

참여작가

전시공간

  •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관Seoul Museum Of Art (Nam-Seoul Branch)

    • 설립

      1983

    • 구분

      미술관

    • 주소

      서울특별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2076
      2076, Nambusunhwan-ro, Gwanak-gu, Seoul

    • 연락처

      phone : 02–2124–8800
      fax :
      website :
      email : sema@seoul.go.kr

    • 운영정보

      ※ 관람시간 화,수,목,금요일 10:00 - 20:00 (입장마감: 관람 종료 1시간 ) 토,일,공휴일 10:00 - 18:00 ※ 휴관일 1월 1일,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정상 개관) ※ 관람료 무료 ※ 주차 미술관 내 주차 시설이 없으므로, 인근 사당 공영주차장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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